시장의 방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일같이 뉴스와 데이터를 읽고, 방향을 점쳐보며 결정을 내려야만 하죠.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세계적인 투자자 하워드 막스(Howard Marks)의 메모에서 발췌한 메시지로, 그는 수십 년간 시장의 불확실성과 싸워온 인물입니다.
그의 글은 단순한 결론이 아닌,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사고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과거의 메모에서 오늘을 보다
하워드 막스는 금융 위기가 닥칠 때마다 “Nobody Knows(아무도 모른다)”라는 제목의 메모를 남겼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최근의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그는 이 표현을 반복하며 “미래를 정확히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후의 시장을 “끝이 보이지 않는 하락의 소용돌이”라고 묘사하며, 그 상황 속에서도 투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사고 흐름을 공유합니다.
막스는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졌던 그 시점에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할인된 자산에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확신 없이 두려움을 안고도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투자자의 자세라고 말합니다.
세컨 레벨 씽킹(Second-level Thinking)
하워드 막스는 단순한 관찰과 예측을 넘어, ‘세컨 레벨 씽킹’이라는 개념을 강조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반응을 넘어서 더 깊은 분석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 사고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이 하락하고 있으니 팔아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가 아닌, "모두가 두려워 팔고 있으니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는 이중적 사고를 의미하죠.
그는 “세상의 종말에 대비한 행동이 실제로 세상이 끝나지 않을 경우 더 큰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세상은 끝나지 않으며, 그때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훗날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불확실성과 투자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도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하워드 막스는 “나는 지금도 두렵고, 확신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확실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전환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결정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결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워드 막스 역시 이 점을 강조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결정도, 그 자체로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것 역시 리스크이며, 그 자체로 투자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